며칠 전 새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긴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이사를 마치고 나니 ‘다음에는 이렇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이사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정말 많이 준비했습니다.
남편이 며칠 동안 직접 박스를 구해 짐을 포장했고, 장롱과 책상, 서랍장, 침대는 미리 처분했습니다. 김치냉장고와 건조기도 정리했고, 돌 여물통과 제주도에서 가져온 멧돌, 연꽃 항아리 같은 무거운 물건은 필요한 분들께 저렴하게 판매했습니다. 빈 화분과 도자기, 클래식 CD 등도 나눔을 하면서 집 안 물건을 많이 줄였습니다.
그래서 이사도 한결 수월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이사는 짐의 양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건에 따라 비용과 작업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두 가지
첫 번째는 당뇨약을 잃어버린 일입니다.
버리기로 했던 가구 서랍 안에 약이 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며칠 뒤 약을 찾다가 없어진 것을 알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그 이후로는 중요한 약이나 통장, 도장 같은 물건은 따로 가방에 넣어 직접 챙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직접 포장한 박스였습니다.
남편이 며칠 동안 정성껏 포장했고, 박스마다 ‘주방’, ‘책’, ‘의류’처럼 내용물까지 크게 적어두었습니다.
그런데 기사님들은 직접 포장한 박스는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열어서 정리해 드리기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귀중품 분실 등의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업체 방침이라고는 했지만, 박스마다 내용물까지 적어 두었기에 어느 정도는 정리를 도와주실 줄 기대했던 저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이사가 끝난 뒤에는 남편과 저,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가 박스를 하나씩 다시 열어가며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이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점
이번 집은 구조상 사다리차를 사용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업체에서는 사다리차를 사용할 경우 비용이 발생하지만, 사다리차를 사용하지 못하면 대신 인부 한 명을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다리차 비용보다 인부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가는 구조라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지만, 작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런 부분은 계약 전에 미리 자세히 설명을 들었더라면 준비하는 입장에서 훨씬 마음이 편했을 것 같습니다.
이사 2주 전 꼭 확인하세요
✔ 방문 견적은 여러 업체에서 받아보기
전화 견적보다 방문 견적이 훨씬 정확합니다.
짐의 양뿐 아니라 작업 환경도 함께 확인해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추가 비용은 미리 확인하기
특히 아래 항목은 꼭 확인해 보세요.
- 사다리차 사용 비용
- 사다리차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인력 추가 비용
- 폐기물 처리 비용
- 가전 분리 및 설치 비용
- 계단 작업 여부
이런 내용을 계약 전에 정확히 확인하면 훨씬 안심이 됩니다.
✔ 큰 가구는 미리 정리하기
장롱, 침대, 책상처럼 부피가 큰 가구를 미리 정리하면 이사 당일 훨씬 수월합니다.
이사 1주 전
✔ 약과 귀중품은 따로 챙기기
약, 통장, 도장, 귀금속, 중요한 서류는 반드시 작은 가방 하나에 따로 보관하세요.
이번 이사를 하며 가장 크게 배운 점입니다.
✔ 박스마다 내용물 적기
박스마다 내용물을 적어두면 새집에서 찾기는 편합니다.
다만 직접 포장한 경우에는 업체에서 어디까지 정리를 도와주는지도 미리 확인하면 좋겠습니다.
✔ 고가 가전은 사진 남기기
TV나 냉장고처럼 고가 제품은 이동 전 사진을 찍어두면 도움이 됩니다.
이사 당일
✔ 계약 내용 다시 확인하기
견적서와 계약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하면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 작은 배려도 큰 힘이 됩니다
이사가 끝난 뒤에는 기사님들께 “고생 많으셨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점심값도 따로 챙겨드렸습니다.
아들과 며느리도 빵과 커피를 준비해 기사님들께 드렸고, 모두가 기분 좋게 마무리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 짐이 모두 들어오면 바로 확인하기
빠진 물건이나 파손 여부는 당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가장 고마웠던 사람들
이번 이사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아들과 며느리였습니다.
이삿날 직접 와서 빵과 커피를 준비해 주고, 새로 구입한 65인치 TV도 설치해 주었습니다.
이사가 끝난 뒤에도 함께 박스를 열어 하나하나 정리해 주는 모습을 보니 참 든든했고, 부모 이사 때문에 시간을 내고 애써준 것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사를 마치며
이사를 해보니 짐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약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사다리차 사용 여부, 추가 인력 비용, 폐기물 처리, 직접 포장한 박스의 정리 범위처럼 작은 부분까지 미리 확인하면 훨씬 여유로운 이사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번 경험 덕분에 다음에는 더 현명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집은 아직도 하나씩 정리하는 중입니다.
박스가 하나씩 비워질 때마다 집도 조금씩 우리 집다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집에서 가족들과 건강하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려 합니다.
혹시 이사를 준비하고 계신다면, 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