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
젊을 때는 몰랐습니다.
40대엔 너무 바빴고, 50대엔 짊어진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가게를 지켜야 했고, 아이들을 먹여야 했고, 하루하루가 전쟁 같았습니다.
그런데 60대가 되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느려지고 — 그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들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돈에 대하여
솔직히 말하면, 젊을 때는 돈 걱정을 별로 안 했습니다.
가게를 하면서 벌면 쓰고, 또 벌면 됐습니다. 노후를 위해 모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 했습니다. 그때는 오늘 하루 장사가 잘 되는 게 전부였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60대가 되고 나니, 그 여유로웠던 시절이 가장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더 늦기 전에 뭔가 해야겠다 싶어 투자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시작한 투자는 — 결국 손해로 돌아왔습니다.
돈을 잃은 것도 속상했지만, 그보다 더 아팠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그 바쁜 시간들, 그 땀들이 함께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돈은 도구라고들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도구가 없으면 노후가 흔들린다는 것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요. 아니, 알 여유조차 없었겠지요.
몸에 대하여
예전엔 가게 문을 열고 닫을 때까지 종일 서 있어도 버텼습니다. 지금은요? 하루만 무리해도 몸이 바로 청구서를 보내옵니다.
돈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생기고 나서야,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절실하게 느낍니다. 몸마저 무너지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제는 억지로라도 걷습니다. 조금 덜 먹습니다. 지금 이 몸이 남은 시간을 버텨줘야 하니까요. ‘괜찮겠지’는 가장 비싼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에 대하여
두 아들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 키웠다기보다, 키워지게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가게가 바빠서 젖을 일찍 뗐습니다. 친정엄마께 맡겼습니다. 학원은 보냈지만 공부를 옆에서 봐준 적이 없었습니다. 아이들 행사에 제대로 간 기억이 흐릿합니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습니다. 가게를 지켜야 아이들을 먹일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아이들이 다 커서 자기 삶을 살고 있는 걸 보면 — 가슴 한 켠이 아려옵니다.
사업이 중요한 게 아니었는데. 그 시간에 옆에 있어줬어야 했는데. 밥 한 끼라도 같이 먹으면서 눈을 마주쳤어야 했는데.
이미 시간은 지나버렸습니다.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게 가장 아픕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압니다. 그때 내가 게을러서, 무관심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는 것을요. 너무 열심히 살았던 탓이었습니다. 그 방향이 조금 달랐다 해도 — 그 마음만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미안하다고. 그래도 사랑했다고.
사람에 대하여
연락처가 수백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마음이 힘들 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어봤습니다.
손가락으로 셀 수 있었습니다.
돈 이야기, 후회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불편해합니다. 그래서 혼자 삭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 외로움이 생각보다 깊더군요.
억지로 맞추던 자리보다,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사람 한 명이 이렇게 소중한지 — 이제야 압니다.
시간에 대하여
시간은 늘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이들이랑 나중에 놀아줘야지. 나중에 같이 여행 가야지. 나중에 조금 더 곁에 있어줘야지.
그 ‘나중’은 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그 사이에 이미 다 커버렸고, 나는 그 시간들을 일터에 두고 왔습니다.
60대가 되니 하루가 다르게 흘러갑니다. 이제는 ‘언젠가’를 믿지 않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것 하나가, 지금의 나에게는 전부입니다.
비교에 대하여
누구는 아이들 곁에 늘 있어줬다더라. 누구는 젊을 때부터 차곡차곡 모았다더라.
그 말들이 예전엔 마음에 걸렸습니다.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각자 짊어진 것이 달랐고, 각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달랐습니다. 비교는 마음만 멍들게 할 뿐,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주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 느려 보여도 — 가장 나다운 길입니다.
감사에 대하여
모아둔 게 많지 않습니다. 투자도 실패했습니다. 아이들 곁에 더 있어주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도 오늘 아침에 일어났고, 밥을 먹었고, 두 아들이 건강하게 자기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 사실은 충분히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닙니다. 아직 오늘이 있습니다.
지금 30대, 40대라면
이 글을 꼭 새겨들으셨으면 합니다.
사업도 중요합니다. 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 그 시간은 —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지 마세요. 나중에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투자는, 공부 없이 시작하면 반드시 수업료를 냅니다. 노후 준비는 지루하고 재미없어도 — 젊을 때 조금씩 해두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건 잃는 게 아니라 걸러내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때 조금만 더 알았더라면 — 지금 이렇게 많이 걸러낼 것도 없었겠지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후회는 하되, 거기 너무 오래 머물지는 말자고 — 오늘도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미안하다, 아들들아.
그래도 엄마는 — 최선을 다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