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남은 아파트도 아들에게 증여할 수 있을까? 60대 부모가 알아야 할 부담부증여와 세금

나이가 60대를 넘어서니 아파트를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젊었을 때는 내 집 마련이 가장 큰 목표였는데, 이제는 대출이 얼마나 남았는지, 앞으로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지, 나중에 자녀에게 집을 어떻게 물려줄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도 아들이 결혼하고 나니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파트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아직 은행 대출이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있다고 모두 부자는 아니지요. 집은 내 이름으로 되어 있지만 매달 대출이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은행도 우리 집에 상당한 지분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론 실제로 은행이 집의 공동 소유자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대출이 남은 아파트도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다만 아파트를 증여하는 것과 은행 대출을 자녀에게 넘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늘은 5억원 아파트에 대출 2억원이 남아 있는 경우를 예로 들어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대출이 남아 있어도 아파트 증여는 가능합니다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이 있다고 해서 자녀에게 증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출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세금과 절차가 달라집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부모가 대출을 계속 부담하면서 아파트를 증여하는 방법
  • 자녀가 대출까지 실제로 인수하면서 아파트를 증여받는 방법

두 번째처럼 재산과 함께 채무를 넘기는 방식을 부담부증여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부모가 아파트를 주면서 “집은 줄 테니 남은 대출은 네가 갚아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와 아들이 그렇게 약속했다고 은행이나 세무서에서 자동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의 대출 승계 승인과 실제 채무 인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5억원 아파트에 대출 2억원이 남아 있다면?

예를 들어 제가 가진 아파트의 시가가 5억원이고 은행 대출이 2억원 남아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들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대출 2억원도 실제로 넘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구분 금액
아파트 평가금액 5억원
자녀가 인수하는 대출 2억원
순수 증여 부분 3억원

자녀가 대출 2억원을 실제로 인수하고 세법상 인정받는다면 증여세 계산의 출발점은 5억원이 아니라 3억원이 됩니다.

성인 자녀가 최근 10년간 부모에게 증여받은 재산이 없고 일반 증여재산공제 5천만원을 전액 적용받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3억원에서 5천만원을 공제하면 과세표준은 2억5천만원입니다. 이 금액에 증여세율 20%를 적용하고 누진공제 1천만원을 빼면 산출 증여세는 4천만원입니다.

반면 대출을 인수하지 않고 5억원 전체를 증여받는다면 같은 가정에서 산출 증여세는 8천만원입니다.

구분 일반 증여 부담부증여
아파트 평가금액 5억원 5억원
인정되는 채무 인수액 0원 2억원
증여재산공제 5천만원 5천만원
증여세 과세표준 4억5천만원 2억5천만원
산출 증여세 8천만원 4천만원

※ 혼인·출산공제, 기존 증여, 신고세액공제, 기타 공제는 반영하지 않은 가상 계산입니다.

이렇게 보면 부담부증여가 훨씬 유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자녀의 증여세가 줄어드는 대신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여했는데 부모가 양도소득세를 낸다고요?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아들에게 집을 공짜로 주는데 무슨 양도소득세가 나온다는 거지?”

그런데 부담부증여는 세법상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아들이 대출 2억원을 인수한 부분은 부모가 그만큼 대가를 받고 재산을 넘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양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3억원은 순수하게 증여한 부분입니다.

결국 같은 아파트를 넘기더라도 부모에게는 양도소득세 문제가, 아들에게는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부모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는지, 아파트를 얼마에 취득했는지, 얼마나 보유했는지 등에 따라 실제 양도소득세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부담부증여가 무조건 절세에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부담하는 세금을 모두 합쳐 비교해야 합니다.

아들이 대출을 갚을 능력이 없다면?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대출까지 넘겨주고 싶어도 아들이 실제로 갚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들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혼집 대출을 갚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런데 부모의 아파트 대출 2억원까지 인수한다면 매달 부담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연 4% 금리라고 가정하면 대출 2억원의 이자만 한 달에 약 66만7천원입니다. 원금 상환까지 시작하면 실제 월 납입액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아들에게 집을 물려주려다가 아들 월급이 은행으로 출근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집을 주는 것이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그 빚을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대출 명의만 아들로 바꾸면 되는 걸까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부담부증여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의 채무 인수는 세법상 엄격하게 확인합니다.

특히 직계존비속 사이에서는 실제 채무를 인수했는지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은행 대출잔액증명서, 채무인수 관련 서류, 금융거래 내역, 자녀의 소득자료와 실제 원리금 상환 내역 등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이 채무자 변경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증여계약서에 대출을 넘긴다고 적어 놓았더라도 실제로는 부모가 계속 대출을 갚고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세무서에서 채무 인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예상했던 증여세 절감 효과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파트 증여계약을 하기 전에 먼저 은행에 대출 승계가 가능한지 상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부담부증여라면 취득세도 확인해야 합니다

앞서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 취득세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담부증여는 취득세 계산도 조금 복잡해집니다.

실제로 인정되는 채무 인수 부분은 유상취득으로, 나머지 부분은 무상취득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는 채무를 인수했다고 해서 지방세법상 자동으로 유상취득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의 소득과 재산으로 실제 대가를 부담했는지 등 법에서 정한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택 수와 조정대상지역 여부에 따라 세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담부증여를 계획한다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취득세까지 함께 계산해 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대출을 계속 갚아주면 어떻게 될까요?

부모 마음이라는 것이 참 그렇습니다. 아들에게 집도 주고 싶고, 대출 부담까지 덜어주고 싶습니다. “집은 네 이름으로 해줄 테니 대출은 엄마가 계속 갚아줄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부담해야 할 대출을 부모가 대신 갚아주면 그 상환액이 별도의 증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부모가 계속 대출을 부담하는 구조라면 부담부증여에서 자녀가 채무를 인수했다는 주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족끼리 하는 일이라고 세금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족 간 거래일수록 돈의 흐름을 정확하게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60대 부모라면 세금보다 먼저 생각할 것

저는 이번 내용을 알아보면서 또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파트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도 좋지만, 부모의 노후생활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요즘은 집 한 채 가지고 있다고 생활이 넉넉한 것도 아닙니다. 집값은 몇억원이라지만 통장에 현금이 넉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매달 대출이자와 관리비가 나가고, 나이가 들수록 병원비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은 일을 하면서 수입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파트를 자녀에게 미리 증여하면 부모의 재산은 줄어들고, 자녀는 새로운 세금과 대출 부담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시기보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는 물려줄 수 있어도 부모의 노후생활까지 자녀에게 부담으로 남기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증여하기 전에 확인할 다섯 가지

대출이 남은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하려면 다음 사항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은행에서 대출 승계를 승인받을 수 있는지
  • 자녀에게 대출을 상환할 소득과 재산이 있는지
  •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지
  • 자녀의 증여세와 취득세는 얼마인지
  • 부모가 증여 후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

이 다섯 가지를 확인한 뒤 세무사와 상담한다면 불필요한 세금이나 가족 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대출이 남아 있는 아파트도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아파트 명의만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녀가 대출을 실제로 인수하는지,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발생하는지, 취득세까지 합치면 총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5억원 아파트에 대출 2억원이 남아 있다면 부담부증여를 통해 증여세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부모가 부담할 세금과 자녀가 떠안게 될 대출까지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들에게 집을 물려줄 일이 생긴다면 당장 세금을 줄이는 방법부터 찾기보다는 앞으로 우리 가족이 경제적으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자녀에게 물려줄 가장 좋은 재산은 아파트 한 채일 수도 있지만, 부모가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면서 자녀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 것 역시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국회예산정책처, 「2026 대한민국 조세」 — 부담부증여와 채무 인수 관련 설명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 — 부담부증여 시 채무액에 대한 양도소득세 해석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소득세법, 지방세법

국세청

※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세법을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정보입니다. 본문의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사례이며, 실제 세금은 주택 보유 상황, 채무 인수 인정 여부, 공제 요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