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여름만 되면 똑같은 고민을 합니다. 얼굴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화장이 자꾸 지워진다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이 증상이 시작된 건 40대 초반, 면식당에서 일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 가게는 주방이 따로 있어서 늘 제가 불 앞에 서 있었던 건 아니고, 가끔씩 제가 직접 면을 삶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점심 장사가 끝나고 나면 사우나에 다니던 시기이기도 해서, 정확히 뭐 때문에 땀이 그렇게 심해졌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불 앞이 원인인지, 사우나가 원인인지, 아니면 둘 다 아닌 건지 헷갈립니다.
분명한 건 그 일을 그만둔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금 60대가 된 지금도 조금만 더워지거나, 뭔가에 집중하기만 하면 얼굴에 땀이 맺히다가 이내 뚝뚝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때의 환경 때문이었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정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땀과 관련된 내용을 보며 더 그렇게 느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 더 곤란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은 고객을 직접 만나서 상담하고, 현장을 안내하는 일입니다.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화장은 거의 필수인데, 여름이 되면 아무리 신경 써서 화장을 해도 소용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마와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손수건으로 닦고 또 닦아도 감당이 안 됩니다. 정성 들여 한 화장이 두 시간도 안 돼 다 지워지는 걸 몇 번이나 겪었습니다.
거기서 끝나지도 않습니다. 얼굴에서 시작된 땀이 겨드랑이와 가슴, 등까지 번지듯 이어집니다. 고객과 가까이서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인데 혹시 땀 냄새가 나지는 않을지 계속 신경이 쓰이고, 실제로 땀이 너무 심한 날엔 상담 중간에 옷을 갈아입은 적도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 고객을 모시고 여러 집을 돌며 실물을 보여드려야 할 때가 가장 곤혹스럽습니다.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며 설명하는 동안 몸에서는 계속 열이 나고 땀은 멈추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설명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얼굴에 땀이 너무 심한 건 아닐까, 화장이 다 지워졌겠지, 땀 냄새 나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을 늘 달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에게 땀은 그저 더워서 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직업생활 전체를 위축시키는 불편함이었습니다.
땀도 자율신경계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땀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그 분비 과정에는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이 관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더울 때뿐 아니라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혹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할 때도 땀이 심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고객에게 설명하거나 뭔가에 몰입해 있을 때 얼굴에서 땀이 갑자기 흐르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오랫동안 그냥 넘겨왔던 이 증상을 이제는 제대로 들여다봐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때문일 가능성도 생각해봤습니다
한 가지 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어서 매일 신지로이드(레보티록신)를 한 알씩 복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갑상선이나 약 때문에 땀이 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찾아보니 일반적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오히려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줄어드는 쪽에 가깝다고 합니다. 반대로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한 상태라면 더위를 잘 타고 땀이 많아지거나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으니 당연히 땀이 많이 난다거나 신지로이드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 결론 내릴 수는 없는 문제였습니다. 신지로이드는 몸에 필요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약이라 임의로 줄이거나 끊을 수도 없는 약입니다.
다만 이렇게 약을 오래 복용하면서 땀이 유독 심한 편이라면, 다음 진료 때 최근 갑상선 기능검사 수치가 적절한 범위인지, 지금 복용량이 저에게 맞는 용량인지 한번 여쭤볼 생각입니다.
밤에 자주 깨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저는 밤에 한 번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편이 아닙니다. 어떤 날은 밤사이에 서너 번씩 깹니다.
물론 이게 전부 자율신경계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화장실 때문에 깨는 건지, 더워서 깨는 건지, 땀 때문에 깨는 건지, 아니면 그냥 수면 자체가 얕아진 건지 원인은 다양할 테니까요. 하지만 낮에는 땀이 심하고 밤에는 자주 깨는 증상이 같이 있다면, 이걸 각각 별개의 문제로 넘기기보다는 진료를 받을 때 함께 이야기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자다가 땀 때문에 잠옷이나 이불이 젖을 정도로 반복된다면 더더욱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땀이 많을 때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찾아봤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치료는 땀이 많다는 한 가지 기준만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 땀이 나는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다른 질환은 없는지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얼굴과 머리에 땀이 집중되는 경우라면 안면부 다한증 여부를 진료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고, 원인과 정도에 따라 바르는 약이나 먹는 약, 보톡스 등의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얼굴은 눈이나 입 주변처럼 민감한 부위가 많아서, 다한증 치료제를 임의로 얼굴에 바르는 것은 피하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게 안전하다고 합니다.
겨드랑이 땀이 심한 경우에는 바르는 다한증 치료제가 대표적으로 쓰이고, 증상이 심하면 보톡스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옷이 젖을 정도로 땀이 많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면, 이건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이니 진료를 받아볼 이유가 충분하다고 합니다.
가슴이나 등, 몸 전체로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신에 해당하는 만큼 먼저 원인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갑상선 상태, 복용 중인 약, 폐경 이후의 변화, 감염이나 다른 질환 등 여러 가능성을 의료진이 증상에 맞춰 살펴본다고 합니다. 특히 예전과 비교해 갑자기 땀이 많아졌다면, 무작정 땀을 억제하는 치료부터 시작하기보다 원인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땀 분비를 줄이는 항콜린성 약물을 쓰기도 하는데, 입마름이나 변비, 시야 흐림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개인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다른 약을 고려해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증상이 아주 심하고 다른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교감신경과 관련된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는데, 수술 후 다른 부위에서 오히려 땀이 많이 나는 보상성 발한이 생길 수 있어서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체질이라고만 생각하며 20년을 보냈습니다
40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20년 넘게 이 증상을 겪어왔습니다. 처음엔 면 삶는 일 때문인가, 아니면 그때 다니던 사우나 때문인가 헷갈려 하다가, 그다음엔 그냥 여름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갱년기 탓, 체질 탓이려니 하며 넘겼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고 겨드랑이와 가슴, 등이 젖어서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였다면 한 번쯤은 제대로 상담을 받아봤어도 좋았겠다 싶습니다. 더구나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매일 약을 먹고 있고 밤에도 여러 번 깨는 편이라, 다음 진료 때는 갑상선 검사만 받고 끝내지 말고 땀과 수면 문제까지 함께 이야기해볼 생각입니다.
병원에 갈 때 메모해서 가려고 하는 것들
의사 선생님께 그냥 땀이 많이 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얼굴·겨드랑이·가슴·등 중 어디에서 특히 많이 나는지, 더울 때만 그런지 아니면 긴장하거나 집중할 때도 그런지, 밤에도 땀이 나는지, 최근 체중 변화나 두근거림은 없었는지, 지금 복용 중인 갑상선 약의 종류와 용량은 어떻게 되는지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원인을 찾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방송을 보면서 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땀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특히 60대가 되면 이런저런 증상을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땀 때문에 화장이 지워지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까지 신경 쓰일 정도라면 그냥 참기만 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땀을 닦는 데만 신경 쓰지 말고, 왜 이렇게 땀이 나는지 원인을 한번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얼굴에서 땀이 많이 나거나 옷이 젖을 정도로 고생하시는 50~60대 분들이 계신다면, 원래 내 체질이니까라고만 생각하지 마시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한번쯤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다한증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며, 특히 기존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바꾸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