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이 건네준 위로, 설 연휴 끝에 만난 봄소식

설 연휴가 지나고 나니 집 안도, 마음도 조금은 한산해졌습니다.
차례 준비에 음식 장만, 가족들 챙기느라 며칠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명절이 끝나면 늘 그렇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조금은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러 내려갔습니다.
박스를 정리하고 비닐을 묶고 있는데, 문득 시선이 멈췄습니다. 우리 아파트 화단에 매화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핀 거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앙상한 가지뿐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하얀 꽃이 가지마다 소복이 달려 있었습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추웠잖아요. 바람이 매섭게 불던 날도 많았고, 손끝이 얼어붙는 날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런 겨울을 다 견디고 이렇게 꽃을 피웠다는 사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재활용 봉투를 들고 한참을 서서 바라봤습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화단 한켠에서 조용히 피어 있는 매화꽃이 왜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이던지요.

겨울을 견딘 매화꽃, 가장 빠른 봄소식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라고 합니다.
아직 공기는 차갑고, 다른 나무들은 그대로인데 혼자 먼저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더 눈에 띄고,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매화는 가만히 겨울을 견디고 있었겠지요. 바람이 불어도, 눈이 내려도, 속으로는 이미 봄을 준비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제 일도 떠올랐습니다.
분양 상담을 하다 보면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는 날도 있지만, 고민만 하시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기다림이 길어질 때면 마음이 조금씩 지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화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도 헛된 게 아니구나. 지금 당장 꽃이 피지 않아도, 그 시간은 뿌리를 단단히 하는 과정이겠구나 하고요.

아파트 일상 속에서 만난 작은 위로

사실 매화꽃은 늘 그 자리에 있었을 겁니다.
제가 바빠서 못 봤을 뿐이겠지요. 명절 준비에 정신이 없던 며칠 사이, 계절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날 집으로 올라오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풍경인데, 올해는 유난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겨울은 길고 차갑지만 결국 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바로 매화입니다.

우리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힘든 시간이 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시간을 묵묵히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꽃이 핍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조용히 피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결국 피어난다는 사실이니까요.

설 연휴가 지나고 다시 시작된 일상.
오늘은 잠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한 번 바라보세요. 혹시 여러분 아파트 화단에도 매화꽃이 피어 있지 않나요?

바쁜 일상 속에서 만난 작은 봄소식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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